매일 매일 세상을 새롭게 만나는 아이들. 아이들의 말과 눈빛과 마음을 닮고 싶다.
나란히 그네를 타며 나눈 1학년 민준이와의 대화.
“이제 그네 혼자 잘 타네? 그렇게 서서 타도 안 무서워? 나는 어른되니까 서서 타는게 무섭더라.”
“안 무섭지. 더 높이 올라가고 싶은데. 나는 거의 반 정도까지 올라가고 싶어. 다인이 누나가 엄청나게 잘타서 부러워.”
“나는 겁 없는 어린이들이 부럽다. 혼자서도 금방 잘 타게 되었으니까 이제 조금 더 타면 반 정도까지도 잘 탈 수 있을 것 같은데?”
“아직 아니야. 내가 어떻게 그네를 혼자 타게 됐는 줄 알아?”
“아니. 어떻게?”
“원래 누가 밀어줘야 됐었는데 어느날 갑자기 몸을 움직이니까 쭉 이렇게 이렇게 나가는거야. 어느날 갑자기. 그때부터 혼자 탈 수 있게 됐어.”
“우와. 어느날 갑자기 알게 된거구나.”
“응. 그런데 내가 아직 혼자 못탔을 때 누구한테 밀어달라고 하니까 혼자 타라고 해서 서운했었어.”
“서운했구나. 그래서 혼자 연습해서 탈 수 있게 된거야?”
“아니. 혼자 타긴 했는데 그네 탈 수 있게 된 것 보다 그 때 나는 서운했어. 내 마음이 더 소중해.”
“아! 그네를 잘 타는 것보다 서운했던 마음이 더 소중하구나. 맞아. 정말 그렇겠다.”
“그네를 타는 게 왜 좋아?”
“그네를 타면 바람이 불잖아. 시원하고 또... 이런 경치를 보는 게 좋아. 그네를 탈 때 눈을 감으면 좋아.”
“나도. 눈 감고 타봐야지.”
“있잖아. 내가 그네를 너무 너무 잘 타고 싶었는데 그래서 하느님이 선물을 주신 게 아닐까?”
“아 그래서 민준이가 그네를 혼자 탈 수 있게 된건가?”
“아니. 나는 하느님이 선물을 준 것 같아.”